시대가 어느때인데 아직도 의리타령일까. 눈뜨고 코베이는 세상에. 김보성이 의리를 말할 때마다 의례 해 왔던 생각이다.

 

최근 자기야 백년손님 프로그램을 즐겨보고 있다. 아직 결혼을 앞둔 예비 사위에게 이렇게 유익한 교육 프로그램이 또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백년손님에서는 약 두달전부터 김보성이 출연해 가게를 운영하는 처가에 머무르면서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가 방영되고 있다. 처음에는  장모에게 부탁을 하나 하려해도 아내에게 전화를 해서 했던 김보성이 장인과 낚시도 하고 장인장모를 위해 밥을 만들기도 하는 등 점점 관계가 친밀해 진 것 같았다.

 

어제 방영된 자기야 백년손님 김보성편에서는 김보성이 몸이 좋지 않다는 장모를 대하는 장면이 나왔다. 처가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김보성이 차린 밥을 먹는 김보성과 장인장모. 장모는 속이 좋지 않다며 밥을 조금 밖에 들지 않는다.이에 김보성이 자신이 몸을 한번 봐주겠다고 하며 장모를 누워보라고 한다. 그리고 배 부분을 만지더니 "구체가 있으시다"며 "구체가 오래된 체(滯)인데, 이건 마음에서 쌓인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장인에게 허락을 받고 장모와 운동을 하러 갔다 오겠다고 한다.

 

장모와 산에 올라온 김보성은 한 터에 자리 잡고 앉아 장모님을 보며 "구체는 마음의 병인데, 그걸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장모가 조심스럽게 자신이 겪었던 힘든 시절을 이야기 한다. 계에 돈을 부었고 믿었던 사람에게 돈을 빌려줬다 받지 못해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었다는 장모. 김보성은 장모의 손을 꼭 잡고 "저는 퉁이라고 생각한다. 먹고 잘 살아라"며 "장모님 따라해 보세요 '퉁'" 김보성과 대화 후 장모는 다소 안정을 찾은 듯 김보성에 말에 활짝 웃었다.

 

인상 깊었던 건 김보성이 장모를 대하는 방식이다. 장모는 평소에도 안색이 좋지 않았다. 김보성이 당장 체했다는 장모를 보고 바로 속에 병이 있을거라고 생각 했다기 보다 아마 평소 장모를 봐 오면서 말할 기회를 기다리다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장모가 체했다고 말하자 자연스럽게 속에 병이 있는 것 같다고 대화를 이어갔다. 어려운 사위에게 장모가 편하게 자신의 속내를 털어 놓을 수 있도록 편한 조건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을 거 같다.

 

글쎄, 이런 모습은 머리로 생각했다기 보다 몸에 베어 있는 것처럼 느껴졌는데 항상 의리를 외치는 김보성이 어리석어 보이기도 하지만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는 방법은 한 수 배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사진: SBS 자기야 백년손님 캡쳐)

Posted by 글쓰는이